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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는 자연의 섬이자, 생명과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본섬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부속 섬들에는 고양이, 바닷새, 돌고래 같은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며 생태적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주도 인근 세 섬 가파도, 추자도, 비양도를 중심으로, 단순한 풍경 감상이나 먹거리 여행을 넘어서 동물과 공존하는 여행 경험을 소개합니다. 이 섬들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자연과 생명을 체감할 수 있는 ‘진짜 여행지’로서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청둥오리

    가파도: 돌고래와 초지, 청보리 사이에서의 생태 교감

    제주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1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작은 섬, 가파도. 넓지 않은 섬이지만, 이곳에는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생명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섬이 특별한 이유는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이동 경로에 위치해 있다는 점입니다. 3월부터 6월 사이에는 해안선 인근에서 야생 돌고래가 유영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어, 생태 관찰자나 일반 관광객 모두에게 인상 깊은 장면을 선사합니다.

    가파도의 해안길은 전체 5km 정도로 도보로 한 바퀴 도는 데 약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이 길은 바다와 초지, 작은 마을을 차례로 지나며 풍경이 계속 바뀌고, 곳곳에서 산새, 멧비둘기, 왜가리, 청둥오리 등의 조류도 함께 관찰할 수 있습니다. 봄철에는 유명한 청보리밭이 초록 물결을 이루며 펼쳐지는데, 이곳은 조류들의 먹이활동 장소이자 번식지 역할을 겸합니다.

    또한 가파도에는 고양이들도 조용히 공존하고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돌보미 역할을 자처하는 분들이 있어, 고양이들은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섬의 또 다른 생명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고양이 관광 코스까지 생겼고, TNR(중성화) 활동도 조용히 지속 중입니다.

    가파도는 상업시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고요함과 동물의 삶을 관찰하기에 적합한 환경입니다. 특히 드론 사용 금지, 지정된 산책로 이탈 금지, 쓰레기 되가져가기 캠페인 등이 철저히 시행되고 있어, 생태 여행자라면 반드시 이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추자도: 고양이 섬을 넘어 바다새의 섬으로

    추자도는 제주도와 전남 해남 사이에 위치한 군도로, 4개의 유인도와 수십 개의 무인도로 구성된 섬입니다. 섬 전체의 분위기는 한적하고 조용하며, 해풍과 해초 냄새,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고양이 울음소리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추자도는 일찍이 ‘고양이 섬’으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섬 전체에 약 수십 마리 이상의 길고양이들이 서식하며, 주민 일부는 이들에게 사료 급여, 중성화 수술, 치료 지원 등을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추자도 고양이들은 인간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마을의 일상적인 풍경 일부로 기능합니다. 이곳에서는 무심한 듯 마당에 앉아 햇살을 쬐는 고양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추자도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다새의 번식지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검은머리갈매기, 괭이갈매기, 노랑발도요, 해오라기 같은 조류들이 매년 봄이면 번식과 산란을 위해 섬 주변의 절벽과 무인도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도청과 환경부는 추자도 내 일부 지역을 조류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고, 무단 진입 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이러한 생태 보호 조치는 단지 법적 조치가 아니라, 섬 전체가 지닌 생명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관광객 대상 안내문, 드론 비행 금지 표지판, 조류 관찰 가이드북 등이 추자항 인근에서 배포되고 있어, 생태 지식 없이도 방문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비양도: 작은 섬에 담긴 조류 생태계의 보고

    비양도는 제주 북쪽 애월읍 곽지리 앞바다에 위치한 소형 화산섬입니다. 섬의 면적은 작지만, 이 작은 공간에 서식 환경이 매우 다양한 조류 생태계가 존재합니다. 특히 이 섬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 화산암 절벽, 오름 정상부의 완만한 평지 등이 공존해, 여러 조류들에게 이상적인 서식지로 기능합니다.

    비양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류는 괭이갈매기, 민물도요, 노랑부리백로, 노랑할미새 등으로, 일부 조류는 봄철 번식기에는 비양도를 ‘거점 둥지 장소’로 삼기도 합니다. 이들은 낮에는 해안에서 먹이를 찾고, 해질 무렵에는 오름 주변 숲이나 절벽 쪽으로 날아가 휴식하는 패턴을 반복합니다. 이런 모습을 조용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자는 자연과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양도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의 간섭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섬 전체가 무분별한 상업화 없이 보존되어 있으며, 주민 수도 적어 조용한 관찰 환경이 유지됩니다. 특히 조류 번식기에는 오름 정상부 등 일부 구간이 폐쇄되기도 하며, 탐방객에게는 줌렌즈 권장, 삼각대 최소화, 플래시 금지 등의 안내가 철저히 이루어집니다.

    비양도는 또 다른 면에서도 주목할 만합니다. 하루 일정으로 둘러볼 수 있지만, 강한 생태 인상을 남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조류 전문가들은 “비양도는 작은 섬이지만 그 안에 있는 새들은 제주 전체의 생태축소판을 보여준다”고 평가할 정도로 다양성과 집중도가 높은 섬입니다.

    결론 및 요약

    가파도, 추자도, 비양도는 단지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한 섬이 아닙니다. 이곳은 고양이, 돌고래, 새들이 일상처럼 살아가는 장소이며, 인간은 그 속을 조용히 지나가는 방문자일 뿐입니다. 섬에서 만나는 생명들은 우리에게 ‘공존’이란 무엇인가를 조용히 묻고 있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는 바다 건너 또 하나의 세상, 동물과 생명이 살아 있는 섬으로 향해보세요. 한 장의 사진보다, 한 순간의 눈맞춤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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